새 단장한 세종대로 사람숲길 따라 걸어보니…
STOCKZERO
0
102
0
0
2021.05.14 10:59
지난 5월 6일, 핵심 도심 구간인 세종대로 사거리~숭례문~서울역에 이르는 1.55km의 사람숲길이 탄생했다. 세종대로 일대의 차로를 줄이고 사람, 문화, 녹지가 하나로 이어지는 서울의 대표 보행거리가로 탈바꿈한 것이다. 어떤 모습으로 변신했을까?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덕수궁으로 이어지는 혼잡스럽고 비좁았던 보행로가 새롭게 단장했다. 우선 확 넓어진 보행로는 눈을 시원하게 했다. 새로 식재한 나무숲은 ‘도심에도 이런 숲길이 가능했구나’ 생경하면서도 놀랍다. 서울시의회,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지나 덕수궁 대한문까지 이어진 이 보행로는 기존 9~12차로를 7~9차로로 줄이면서 보행로 폭을 확장한 결과였다. 이렇게 차도를 축소하면서 서울광장(6,449㎡) 면적의 2배가 넘는 보행공간(13,950㎡)이 새로 생겼고, 최대 폭이 12m나 되는 보행로가 조성되었다. 세종대로 전 구간에 새롭게 완성된 자전거도로 역시 반가웠다. 이제 한강까지 막힘없이 달릴 수 있으니 라이더들에게는 최대의 선물이 아닐까. 서울시의회, 세실극장 입구를 지나 덕수궁 돌담길을 내려가면 대한문 광장에 이른다. 주말이면 수문장 교대식을 보려고 운집한 사람들과 오가는 행인들이 뒤엉켜 복잡했던 이 광장이 딱 보기에도 2~3배쯤 넓어진 듯 시원하다. 가장자리에는 걷다 지친 시민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아름다운 꽃장식의 디자인 벤치가 놓여 있다. 대한문 앞 광장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서울광장이다. 서울시청 주변에 새로운 ‘녹색숲’이 생겼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풍성한 경관을 선사할 예정이다. 청단풍과 배롱나무가 식재되었으니 가을이면 붉은빛 단풍을 참 아름다울 것 같다. 녹색숲은 시청건물과 진녹색의 잔디로 덮인 서울광장과 조화를 이루며 수도 서울의 색다른 아름다움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광장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북창동으로 이어진다. 밀집한 상가지역인데도 보도 폭이 좁아 두 명이 나란히 걷기도 불편했던 북창동 보도는 최대 12m 폭으로 대폭 넓어져 있다. “보행로가 비좁아 손님들은 물론 상인들도 불편을 느껴왔는데 이젠 속이 시원해요.” 북창동의 한 상인의 말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지금은 어렵지만 보행로가 정비되어 상권이 크게 활성화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북창동에서 남대문 시장, 숭례문에 이르는 넓어진 보행공간에도 도심 가로숲이 조성되었다. 녹색 테마숲과 다층식재 녹지대, 나무숲이 생겨 도심에서도 사계절을 느낄 수 있다. 가로숲길 사이마다 이동식·고정식 대형 화분이 조화롭게 설치됐는데, 특히 북창동은 보도가 넓어지면서 하나였던 가로수 길이 두 개나 생겼다. 가로수 사이길을 걸으면서 새롭게 꾸며진 화단의 꽃을 감상하다니 보도 변신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싶다. 북창동을 지나면 숭례문에 이른다. 서울의 관문이지만 그 동안 차도로 둘러싸여 흡사 교통섬 같았던 숭례문, 여기 주변에 500㎡ 규모의 보행공간이 새로 생겨났다. 한양도성 남산구간 탐방 때 숭례문을 가까이서 보지 못해 아쉬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먼발치에서 숭례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곤 했던 국보1호를 이제는 바로 곁에서 마음껏 바라볼 수 있다. 주변에는 숭례문과 어울리는 22그루의 고풍스런 소나무가 식재된 ‘송림거리’가 있고, 하단엔 보행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예쁜 화단이 생겼다. 이번에 선보인 세종대로 사람숲길의 백미를 꼽으라면 필자는 서슴치 않고 숭례문 일대를 추천한다. 이제 사람숲길은 서울역을 향해 내려간다. 보행로를 따라 동행하는 자전거도로는 한강으로 이어질 것 같다. 2019년 기준 국내 자전거 인구 1340만 시대, 서울 도심을 찾는 라이더들에게 제일 반가운 소식은 바로 세종대로 자전거 도로일 것이다. 세종대로 전 구간에 자전거 도로를 신설되어 자전거 이용자들은 세종대로 일대를 막힘없이 이동할 수 있게 되었으니 서울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자도 크게 늘어날 것 같다.현재 진행 중인 광화문 광장 변경 공사까지 완료되면 시민들은 세종대로 사람숲길에서 더 큰 변화를 향유하게 될 것이다. 삭막하던 도심에 푸르른 가로숲길과 보행·녹색교통 공간이 생겨 점심시간 직장인들의 사람숲길 투어 역시 새로운 붐이 되지 않을까. 세종대로 사거리~서울역에 이르는 1.5km 탐방을 해보니 머지않아 서울의 대표 보행거리로 자리매김하리라 확신이 든다.